대전=정세영 기자
입력 2023.06.10 10:46
수정 2023.06.12 10:42
혁신형 SMR 릴레이 인터뷰① 김한곤 혁신형 SMR 단장
“경제성 확보에 초점 맞추되, 구현 가능한 혁신성 반영”
“2030년대 상용화엔 경수로, 피동안전계통으로 비용 절감”
향후 6년간 상세설계-표준설계인가…사전 설계검토 진행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 단장. 제공=i-SMR 사업단
“원자력발전은 경제성 때문에 계속해서 출력을 키워왔습니다. 600MW급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1000MW, 1400MW 순으로 덩치가 커진 것도 ‘규모의 경제’ 때문이었죠. 소형모듈원전(SMR)은 이에 역행하는 개념이어서 다른 방식으로 경제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6년 이내에 대형원전 못잖은 경제성을 갖춘 혁신형 SMR을 내놓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한곤 혁신형 SMR(이하 i-SMR) 기술개발사업단 단장<사진>은 올해 중 기본설계를 마칠 i-SMR에 대해 기본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되,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의 혁신성을 반영한 원자로를 개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단장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80여종의 SMR이 개발단계에 있다. 뉴스케일파워의 VOYGR, 영국의 롤스로이스 SMR, 프랑스 EDF의 NUWARD SMR 등 경수로 SMR을 비롯해 용융염원자로(MSR), 소듐냉각고속로(SFR) 등 4세대 원자로의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경수로 SMR은 2030년을 전후해 첫 호기 준공을, 4세대 원자로는 2030년대 실증로 건설을 목표로 한다.
김 단장은 “2018~2019년 무렵 내부적으로 SMR 시장을 분석한 결과 2030년대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면 경수로 SMR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i-SMR이 경수로에 집중하기로 한 이유”라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경수로 기술이 개발됐고, 규제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첫 호기의 운영 시점을 밝힐 수 있는 건 경수로 SMR”이라고 말했다.
“결국 누가 경제성을 갖추느냐의 게임입니다. 현재까지 등장한 SMR 중엔 아주 심플한 설계를 앞세운 SMR이 있는가 하면 제작 기간을 단축하는 데 주력한 SMR도 있습니다. 경제성을 확보하려 고민한 흔적이 녹아있죠. 다만 지나치게 혁신을 강조하면 현실에서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i-SMR은 혁신과 현실 사이에 최적점을 찾은 설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i-SMR의 가장 큰 무기는 피동안전계통이다. 쉽게 말해 운전원이나 동력의 개입 없이 자연력을 이용해 노심 냉각기능을 구현한다는 점이다. 김 단장은 “대형원전엔 노심 냉각을 위한 펌프와 비상전원 등으로 구성된 안전계통이 들어가 있는데,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보니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i-SMR은 이 안전계통을 과감히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피동안전계통은 SMR 노형마다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가령 뉴스케일파워의 VOYGR는 원자로 용기를 큰 수조 안에 담가놓는 방식의 설계를 채택해 이목을 끌었다. 김 단장은 “지난 수십 년간 원전을 설계하고 운영해본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디자인을 개발하겠다”며 “특히 60년간 쓰일 원자로 용기에 대한 정기검사 방법 등을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i-SMR 예산이 30%가량 삭감된 데 대해 “원안위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하는 과정까진 문제가 없다. i-SMR을 설계하고 인허가받는데 필요한 예산은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다만 설계를 마친 뒤 실질적으로 i-SMR을 제작하고 건설할 때 필요한 내용들은 지난해 예타에서 빠져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재작년부터 한수원이 진행해온 i-SMR의 기본설계 작업이 올해 안으로 끝나면, 내년부터 3년간 사업단에서 상세설계를 맡고, 이후 3년간 원안위의 인허가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사업단이 구상 중인 설계 중 현행 규제체제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규제기관과 사전 설계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상세설계 기간엔 설계 인력 위주로 사업단을 꾸리고, 인허가 단계부턴 각 참여기관으로부터 인허가 전문인력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i-SMR은 새롭게 개발한다기보다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SMART 원전의 원자로 핵심기술과 산업계에서 개발해온 피동안전계통이 결합된 것”이라며 “비록 i-SMR이란 완성품은 늦게 출발하지만, 완성품을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들은 이미 확보해 2028년까지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한곤 i-SMR 단장 “혁신형 SMR, 설계단계부터 경제성 고려할 것” < 원자력 < 에너지Biz < 기사본문 - 전기신문 (electimes.com)